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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열역학

임계점

by 프로멜리온 2025. 4. 20.

물질은 고체, 액체, 기체라는 세 가지의 상(phase)으로 존재하지만, 이 경계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온도와 압력이 특정 조건에 도달하면, 액체와 기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특별한 지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점을 ‘임계점(Critical Point)’이라고 합니다. 임계점에서는 액체와 기체의 밀도가 동일해져 상의 구분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는 열역학이 설명할 수 있는 드라마틱한 현상 중 하나이며, 물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초임계유체(supercritical fluid)의 개념은 공학, 에너지, 환경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응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임계점은 단순한 학문적 호기심을 넘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열쇠가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역사

열역학 임계점의 개념은 19세기 중반, 물리학과 화학이 본격적으로 융합되던 시기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요한네스 반 데르 발스(Johannes Diderik van der Waals)는 1873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을 수정해 액체와 기체 사이의 연속적인 전이를 설명하려 시도한 것에서 제안됩니다. 그는 분자 간의 인력과 분자 부피를 고려한 ‘반 데르 발스 상태방정식’을 통해, 온도와 압력이 특정 값에 도달하면 액체와 기체가 더 이상 구분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함을 이론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이때 언급된 온도와 압력이 바로 임계 온도(critical temperature), 임계 압력(critical pressure)이고, 이 두 조건을 충족하는 지점을 ‘임계점’이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20세기 초반, 이 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물질의 임계점을 실험하며 측정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화학공정, 연료처리, 냉매 설계 등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임계점, 임계온도, 임계압력 그리고 초임계 유체

임계점은 물질의 상태가 액체와 기체의 상 경계가 사라지는 지점으로 정의됩니다. 열역학에서는 이를 1차 상전이의 종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의 액체가 끓어 증기로 전환될 때, 명확한 상경계가 존재하지만, 임계점부터 그 이상은 액체와 기체의 구분이 무의미해지며, 이때의 유체를 ‘초임계 유체’라고 합니다. 그리고 초임계 유체는 그 유체가 기체나 액체상태로 존재할 때 가지는 물성의 중간에 해당하는 값을 갖게 되며, 액체처럼 높은 밀도와 용해력을 가지면서도 기체처럼 낮은 점도와 확산성을 가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고정값이 아니어서 온도와 압력에 따라 밀도, 용해도, 확산도가 변하게 됩니다.

임계 온도란 외부에서 아무리 압력을 높여도 기체를 액체로 응축시킬 수 없는 최고 온도를 말하며, 임계 압력은 이 임계 온도에서 액체와 기체가 서로 구분되지 않고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최소 압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CO₂)의 임계 온도는 약 31.1℃, 임계 압력은 약 73.8기압 입니다. 이 온도와 압력 이상에서는 CO₂는 액체도 아니고 기체도 아닌 상태, 즉 ‘초임계 CO₂’ 상태가 되며, 이는 친환경 용매, 커피의 카페인 제거, 반도체 세정 등에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또한 임계점은 통계역학과 고체물리학에서도 매우 중요한 개념이며, 상전이의 임계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임계 지수(critical exponent), 스케일링 법칙, 재규격화 군 이론(RG; Renormalization Group) 등 수학적으로도 깊이 있는 도구들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이론들은 단지 물질의 상태 변화를 넘어, 주식시장의 급변, 생태계 붕괴 등 다양한 복잡계 현상에까지 응용될 수 있습니다. 

정리

열역학의 임계점은 단순히 상태에 대한 한 점이 아니라, 물질의 거동에 대한 이해를 전환시키는 ‘전이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있습니다. 요한네스 반 데르 발스의 이론에서 출발해 오늘날 초임계 유체 공정기술로 확장된 임계점 개념은 과학, 공학,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응용될 수 있는 유연함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절약, 무독성 용매 사용, 고순도 추출 등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공정 설계에 있어서 임계점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임계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적 틀은 다양한 복잡계 시스템의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어, 물리학을 넘어 경제학, 사회과학에서도 점점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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