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라는 개념 역시 일상생활 속에서 밀접하고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기에 온도처럼 개념을 정립해야 할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개념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일상에서의 개념과 열역학에서의 개념이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열에 대한 개념 바로잡기
우리는 어떤 물질이 뜨거우면 열을 머금었다(저장되었다)라고 알고 있지만 열역학에서는 틀린 개념입니다. 열역학에서 열은 물질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의 이동 형태로 인식해야 합니다. 서로의 온도가 다른 물체가 접촉했을 때, 열은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열역학에서는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하는 에너지의 형태를 열이라고 합니다. 에너지가 열의 형태로 이동한 후 내부에너지의 형태로 저장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열을 느낀다면 이것은 에너지가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면 됩니다. 예를 들면 따듯한 찻잔을 손으로 만졌을 때 손이 따듯 해지는 것을 느꼈다면 손과 찻잔의 온도차에 의해 에너지가 열의 형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열이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열역학에서는 얼음컵에 손을 댔을 때 차가움을 느끼지만 역시 열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만일 찻잔의 온도가 나의 체온과 같다면 열의 흐름은 일어나지 않으며 차갑거나 뜨거움을 느끼지 않게 됩니다. 열역학에서도 역시 에너지의 이동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열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열소이론
18세기에는 물체의 온도가 상승하는 이유가 열소caloric라는 물질이 물체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여겼습니다. Calor는 라틴어로 열이란 뜻입니다. 열소라는 물질이 서로 반발력을 가진 입자들이고 그 입자들은 물질과 친화력을 가지며, 일정한 탄성으로 가지고 쉽게 흐를 수 있고 무게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리고 물질 속에 보존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열소의 이동과 보존으로 물체가 뜨거워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심지어 열소와 더불어 냉소frigoric라는 물질에 의해 물체가 차가워진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열소라는 개념은 없던 것이 아닌 고대 그리스 철학자로부터 유래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열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작은 입자로 구성된 물질이 물체로 들어가면 그 물체의 온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후 입자가 아닌 유체로 간주된 것이 열소이론이고 18세기 후반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는 온도temperature의 어원을 보면 엿볼 수 있습니다. Temper는 기질, 기분, 섞다, 혼합하다 라는 의미를 갖으며 금속을 섞어 합금을 만들 때에도 temper라는 동사를 사용합니다. 서로 다른 물질이 섞인 혼합물이라는 어원적 의미를 갖는 temperature는 열소라는 물질이 물체에 들어와 혼합된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현대적 열 개념의 정립
18세기말 대포를 만들던 영국의 럼퍼드는 포신을 깎는 과정에서 열이 많이 난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고민하였습니다. 이 연상을 열소이론에 대입하면 포신의 금속이 깎이면서 떨어져 나오는 금속조각 내부의 열소가 포신으로 들어간다 로 설명됩니다. 럼퍼드는 이에 동의하지 못하였고 실험을 진행하게 됩니다. 50kg의 포신용 금속에 구멍을 뚫으며 온도를 측정하였고 30분동안 960번 회전한 후 포신의 온도가 40℃증가하였고 떨어져 나온 금속 조각은 70g이었는데 이 양에 50kg의 포신을 40℃나 증가시킬 수 있는 열소가 들어있다고 믿기 어려웠습니다. 럼퍼드는 열을 발생시키는 것은 열소와 같은 한정된 물질이 아니라는 생각에 도달하였습니다. 그의 논리는 이후 여려 과학자들의 거쳐 19세기 초반 열소이론이 틀렸다는 결론이 내려집니다. 열소이론이 틀렸다는 결론에 힘을 실어준 것은 그 당시 연구되던 복사에너지에 관한 것입니다. 열소가 공간을 이동한다는 것을 믿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이 복사에너지는 일정한 파장을 가진 파동으로 간주되었고 이때 발생하는 복사열은 물체를 구성하는 분자의 진동에 의한 것임을 밝혀내게 됩니다. 에너지가 파괴없이 보존된다는 개념도 이때 시작하게 됩니다.
열소이론은 올은 이론은 아니지만 카르노가 논문에 열소이론을 정설로 받아들일 만큼 18세기 모든 과학자들이 인정한 이론이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열의 단위인 calory가 열소cloric이라는 이름에서 온 것을 상기할 때 열의 출입에 대한 개념을 반영해 준 것에 대해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이론이 있었기에 19세기 중반 상관관계를 정립하려는 시도 끝에 물체에 열이 들어오고 나간다는 것은 물체를 구성하는 분자 사이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증가 또는 감소한다는 것으로 열의 개념이 확립되었고, 줄의 실험에 의해 내부에너지에 대한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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